괴력난신怪力亂神
선생님께서 한가롭게 거처하실 때에는 그 모습이 마치 새가
날개를 활짝 펼친 듯했고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논어.술이.4. 子之燕居,
申申如也, 夭夭如也.
대학 시절 어디선가 읽은 얘기다. 항해사(Navigator)인 예수가 많은 사람들을 싣고 항해를 떠났다. 목적지로
가던 도중에 어느 풍요로운 섬에 도착한 항해사는 식수와 먹을거리를 보충해 싣고 또 한편 긴 항해에 지친 사람들에게 휴식도 줄 겸 섬에 잠시 머물기로
했단다. 항해사는 사람들에게 배에 승선할 시간을 일러주며 그 시간이 되면 이탈자가 있더라도 배는 정각에
출발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공지했다.
배가 떠날
시간이 다가오자 승객들은 세 부류로 갈렸다. 하나는 풍요로운 섬에 내려 바다에서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경치와 맛난 먹거리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다가 배를 놓친 사람들. 다른 하나는 불의의 사고를
만나 제 시간에 타지 못할까 걱정하다가 아예 배에서 내리지 않은 사람들이다. 마지막 한 부류는 배에서
하선해 섬을 둘러보며 항해에 지친 몸을 쉬고 음식도 섭취하며 아름다운 경치도 구경하다가 제 시간에 맞춰 잘 돌아온 사람들이다.
하루 종일 ‘새로운 생각을 내어 세상을 구제하려고’, 늘 긴장된 얼굴빛과 ‘성인의 기상’으로 있는 것은 아니다. 후세의 거짓 도학은 왕왕 이와 같아서 사람들이 바라보고 염증을 내었다. 고명한 정호가 나무를 보고 자신의 편의를 위해 나무다리 세울 것을 생각했다가 이를 죄라고 여겨 시시각각 돌이켜 생각했다고 하는데, 이런 일은 실제로 사상을 가장한 거짓 도학이다. (이택후, 임옥균 옮김, 『논어금독』)
정호를
거짓 도학자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저렇게 경직된 사고 속에선 죄의식과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남회근의
책에서 읽었던 청대의 시를 기억나는 대로 대충 옮겨본다. (후배한테 빌려준 지 10년인데 아직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세상의 수많은 선행 중에서도 으뜸은 효라. 효는 그 마음을 좇고 실천을 따르지는 않는다. 실행을 따른다면 세상에 그 많은 가난한 이는 어이할까! 세상의 수많은 악행 중에서도 으뜸은 간음이라. 간음은 그 실천을 좇고 마음을 따르지는 않는다. 마음을 따른다면 세상에 선한 이 누가 있으랴!
『논어』속에서
엿볼 수 있는 공자는 경직된 모습이 아닌 유연한 모습, 책만 들여다보는 서생이 아닌 활쏘기에도 능숙하여
패자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 상대의 신분을 가리지 않고 묻고 배울 줄 아는 겸손을 갖춘, 그러면서도 선을 넘은 일엔 단호하게 북을 울려 아끼는 제자라도 꾸짖을 줄 아는 이였다.
【관련 주석】 마융: “신신申申과 요요夭夭는 신체를
편안하게 편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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