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난신怪力亂神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거워하는 사람만 못하다.”
6.20. 子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지금도 40년 전에 읽었던 책의 삽화가 기억나는 것도 있다. 선덕여왕의 전기였는데 그녀는 근교의 때아닌 개구리들이 떼를 지어 울어대자 백제군이 쳐들어올 것을 예상하고 수비를 명하고 있다. 그 장면 페이지에 선덕여왕과 개구리들의 그림이 여전히 선하다.
중학교 때는 TV 명화극장에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고 올리비아 핫세에게 푹 빠져 옆집 아저씨에게
로미오와 줄리엣 책을 빌렸다. 우리 집에도 있었지만 애들 수준에 맞게 번안된 것이라 완역을 빌려다 무도회
장면의 대사를 외우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외웠다. 지금도
그 장면과 대사들이 선하다. 난 기억력의 천재인가? 아니다. 아주 간단하게 증명할 수 있다. 89년 학력고사가 끝나자마자 일주일도
안돼 내 머리 속의 모든 수학 공식과 화학 공식은 원래부터 없었던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후
내 머리 속에 남은 수학 공식은 피타고라스 정리 단 하나다! 멋지게 ‘증명’해냈다.
학창 시절 술담배 없이 – 가끔 중간/기말고사가 끝나면 학교에서 멀지 않은 포장마차에서 친한 친구들과 소주 한 잔 정도는 했다. 밤 12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하기 때문에 선생님에게 걸리지도 않는다. 그리고 음주 자전거 운전으로 집에 간다 - 그 깨끗했던 머리 속에
들어갔던 것들 중에서 내가 진심으로 좋아했던 내용들은 지금도 잊히지 않지만 억지로 할 수밖에 없었던 것들은 그 효용가치가 소멸되면 끝이다.
손흥민을 보면 애가 참 잘생겨, 선수로서의
재능도 뛰어나, 독일어도 잘 해, 영어도 잘 해 못하는 것이
없다. 그 친구는 공부를 했어도 분명 잘했을 것 같다. 하지만
축구를 했을 때보다 잘했을까? 누구나 좋아하는 것 하나쯤, 재주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행복한 사회란 것이 별 것 있을까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 밤새는 줄 모르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관련 주석】 포함: “배움에 있어서,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보다 그 돈독함에 있어서 모자라고, 좋아하는
마음은 배운 것을 즐거워하는 것보다 그 깊이에서 따라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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